한겨레 영상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보협입니다.

저희는 준비 중이여서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렇게 드릴 말씀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향력과 수익 양쪽에서 약화되고 있는 신문사들이 영상 시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테고, 그 속에서 혹시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겨레는 2009년, 한겨레TV로 영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히트를 쳤던 것은 김어준과 한겨레가 만나서 만든 ‘김어준의 파파이스’고요. 그 이전이나 이후에는 자랑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때 한겨레에 방송이 있었다면…

2016년 가을에 ‘한겨레에 보도채널이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을 자행한 사람을 세상에 처음으로 건져 올려서 공론화시키고 지속적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중은 그 모든 공을 JTBC로 기억 합니다. 한겨레가 꾸준히 보도를 하고 있었음에도 그만큼의 큰 영향력이 없었습니다.

영상을 본격적으로 고민한건 2018년부터입니다. 미디어 환경은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결론은 영상 전략을 재정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09년부터 한겨레TV를 개국해서 중간에 대박을 친 프로그램도 있긴 했으나, 그것이 결국 자산화 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영상 전략을 재정비해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 전송 속도가 향상됐고, 그에 따라 데이터 비용이 하락했습니다. 이제 크게 부담 없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무엇을 만든다고 해서 사람들이 시간과 데이터 비용을 들여가면서 우리 방송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분들의 요구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합니다.

한겨레는 한겨레가 잘하는 걸 하려고 합니다.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훌륭한 탐사 기획 보도들이 습니다. 신문을 보지 않으면 디지털로 한겨레 콘텐츠를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기획들을 영상으로 드리는 거죠. 여러분들이 원하면 여러분들이 먹기 좋게 요리해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거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주 5일 정도 생각하고 있고요. 계속 기획하고 연구만 하다가 만들었더니 1시간짜리 프로그램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데일리 라이브 형태로 가고자 하는 것은 매일 움직이는 이슈를 따라가기에 데일리 라이브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을 했고요. 제작 환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편집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잖아요. 뭘 하나 만들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편집 시간이 들고, 시간을 들이면 들일수록 점점 고급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런데 저희는 그 정도의 인력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라이브 형태를 선호하게 됐고, 그것이 유튜브에 최적화된 뉴스 전달 방식이라고 봅니다.

한겨레는 꽤 괜찮은 기자들을 확보하고 있고, 그 기자들을 출연시켜서 취재 뒷얘기도 하고,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얘기도 콘텐츠 생산자가 직접 출연해서 얘기하게 하자. 우리는 그 분들이 최대한 잘 얘기할 수 있도록 밑바닥을 깔아주려고 합니다.

뉴스 뿐만 아니고, 이 세상 모든 게 직접 생산자보다는 유통하는 곳이 훨씬 많은 힘을 갖고 있잖아요. 뉴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로서 윤전기를 가진 뉴스 공장에서 만드는 콘텐츠가 괜찮다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특종 기사가 있으면 그것을 신문으로 인쇄를 하더라도 디지털로 먼저 배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특종기사는 다음 날 새벽에 배포 하는데요. 이제 그러지 말자. 신문으로 기사를 보기 전에 전 날, 이른 저녁 시간에 먼저 우리가 이런 것을 취재했고, 여러분은 다음 날 훨씬 풍부한 내용을 아침 신문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는 라이브 퍼스트(live first)로 갈 계획입니다.

한겨레 기자가 많다고는 하나 영상에 친숙한 분들은 많지 않고, 현장에서 방송 뉴스처럼 짧은 시간 내에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영상은 영상 나름대로 준비를 하더라도 지루하겠지만 토크쇼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민은 이슈에 집중한 토크쇼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것인가입니다.

소통하면서 진화하는 뉴스

게릴라 라이브도 준비 중인데요. 사내에 괜찮은 콘텐츠 보유자가 많으므로 속보가 필요할 때 바로 단추를 누르면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남미 사태를 어떻게 볼 것 인지 이야기해 줄 사람이 있습니다. 저희는 시시때때로 필요한 순간에 정규 프로그램 외 시의성을 가진 주제로 게릴라 라이브 형태로 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유튜브 기반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함께 하는 뉴스는, 처음에는 실수투성이고 엉성하겠지만 시청자들과 얘기하고 내부에서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조금씩 더 진화하는 뉴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인력이 많진 않습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분들이 24명 정도고 뉴스 기획 팀에는 편집국 기자들이 조금 있습니다. 이 정도의 인력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주 5일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겁 없이 달려들어 있습니다.

일정은 4월16일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서 현재 자체 역량을 키우고 있고요. 간간이 파일럿 베타 형식으로 했고, 6월17일에 출범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