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먼데이] 이준길 법무법인 지평 고문, “테크 자이언트 규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저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두산그룹에서 9년 정도 공정거래 법규와 동반성장 관련 총괄하는 업무를 하고 지금은 법무법인 지평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IT(정보기술) 자이언트(대기업) 분야는 제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입장이기도 해서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EU(유럽연합)에서는 2010년도 전후로 해서 구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죠. 세계적으로 IT 자이언트에 대한 압박이 거센데 미국은 왜 조용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3일,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 두 기관이 서로 나눠서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을 조사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떴습니다. 테크 자이언트에 대한 공격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 로펌들은 두 가지를 다 합니다. 특허와 반독점 변호사들로 구성을 합니다. 공화당이 집권하면 특허 사건이 늘어나죠. 민주당이 집권하면 반독점 사건이 늘어나고요.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해야 사건이 많아지는데, 반독점은 입증 가능한 손해의 3배까지 소송을 하게 돼 있으니까요. 그래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가 소송을 제기하는 걸로 로펌들이 돈을 많이 벌어요. 민주당이 집권하면 반독점으로 돈을 많이 벌죠.

 

특허와 반독점의 미묘한 균형

 

먼저 미국의 민주당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렌이 자기가 당선되면 아마존 같은 테크 자이언트들을 해체시키겠다는 공약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전에 트윗을 했는데 구글과 트위터가 민주당 성향이라고 비난했죠. 자기가 검색해보니 온통 민주당 편을 들고 있더라는 거죠. 가만 두지 않겠다고 겁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지겠구나 했는데 이런 뉴스가 나온 거죠.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가 IT업계 대표들을 불러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의미 있는 이유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단순한 정치적인 입장의 차이로 테크 자이언트 조사가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그냥 놔두다가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자기네 정치적인 기반이 무너지겠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불리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먼저 겁을 주는 거죠. 아젠다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반독점법의 역사를 보면 1890년에 미국이 세계 최초로 반독점법을 만들었죠. 그게 셔먼법입니다. 부패와 정경유착이 너무 심해서 법을 만들었는데 조문이 두 가지입니다. 독점을 시도하거나 독점을 남용하는 걸 다루고 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진보적인 조문이 있었는데 회사가 다른 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어요. 1903년에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이 반독점국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게 행정부가 명령도 하고 하지만 법무부가 당사자가 돼서 형사는 물론이고 민사 소송도 하죠. 그래서 스탠다드오일을 34개로 분할시켰고요. 엑슨모빌이 이 때 생긴 거죠. 아메리칸토바코도 16개로 분할시켰죠. 규제 당국이나 반독점 학자들이 그렇게 하면 빠져 나갈 구멍이 많아지니까 연방거래위원회를 만들자, 그래서 클레이톤법을 만들게 됩니다. 그게 1914년입니다. 연방거래위원회가 1948년에 파라마운트 영화사를 극장과 분리하도록 결정을 내렸죠. 영화사가 갖고 있던 극장을 팔고 지배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한 거죠.

셔먼법이 왜 필요했느냐를 살펴봐야 합니다. 반독점법이 포괄적이고 불확실하게 돼 있죠. 잡을 필요가 있을 때는 잡아야 한다는 게 이 법의 원칙입니다. 시카고 대학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실패만 없다면 독점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이론적 배경으로 반독점 분야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반독점 사건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 다시 독점 관련 논란이 불거집니다. 1982년에는 지역 전화 사업을 7개로 분할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IT 분야에서는 첫 사건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끼워팔기 사건입니다. 넷스케이프라는 웹 브라우저를 끼워판다는 게 논란이 됐는데 여러분, 웹브라우저는 그냥 깔려 있는 걸 쓰게 되죠. 인텔 기반의 데스크톱 컴퓨터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웹 브라우저를 강요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1심과 2심 모두 마이크로소프트가 졌죠. 결국 합의로 종결했는데 결국 넷스케이프가 망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버티면 이긴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독점 금지법에서는 시장을 주어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맥주와 소주와 같은 시장인가요? 시장이라는 게 한 제품의 가격이 올랐을 때 구매하지 않고 쉽게 옮겨간다면 같은 시장이지만 과천에서 갈 수 있는 백화점이 인천과 수원, 강남에도 있죠. 그게 경쟁하는 같은 시장인 거죠. 그런데 강북에 사는 사람이 수원까지 가지는 않죠. 상품 시장과 지역 시장이라는 카테고리를 획정해야 합니다. 항상 논쟁이 벌어지죠. 마이크로소프트를 잡았더니 우리만 운영체제가 있냐, 맥도 있고 팜도 있고 그렇게 항변을 하죠. 그런데 그건 같은 시장이 아니야, 이런 논리로 규제를 하는 거죠.

문제가 생기면 시장 획정을 해야 합니다. 담합은 쉬워요. 같은 시장끼리 담합을 하죠. 아파트는 단지별로 담합을 합니다. 큰 도로가 가로질러 있으면 따로 놀죠. 비디오 테이프 대여 시장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수요를 교체할 수 있는 상품이나 시장을 하나로 봅니다. 그 시장에서 독점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봅니다. 자전거 가격이 오르면 오토바이를 살까요? 맥주 가격이 오르면 와인을 마실까요? 언제나 논란이 됩니다.

 

 

소비자들도 독점을 좋아한다?

 

테크 자이언트를 옹호하는 논리가 있습니다. 첫째, 소비자 후생을 증대한다고 하죠. 플랫폼 사업자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죠. 우리가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낮추고 있고 그래서 돈의 가치가 높아졌다고요. 둘째, 플랫폼 생태계에 반독점 잣대는 부당하다고도 합니다. 시장을 획정해야 하고 독점력 등을 다 따져야 하는데 플랫폼 생태계에서 어느 특정 시장을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합니다. 독점 금지법을 개정하라고 하죠. 셋째, 기술 분야에서 독점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도 하죠. 실제로 소송하던 도중에 망하는 경우도 많고요. 익스플로러도 점유율이 많이 떨어졌죠. 놔두면 망하는데 뭐하러 규제하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죠.

독점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죠. 규모의 경제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다고도 하고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승자 독식은 필연적이라고도 하고요. 산업 사이의 경제가 무너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과라고도 하고요. 제가 독점금지법 하던 사람인데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언뜻 들으면 그럴 듯 합니다.

언론의 논조를 볼까요. “혁신형 독점,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소비자에 피해를 줬나”, 이런 제목을 보는 순간, 지지하는 사람이 썼다고 생각하겠죠. 시카고 학파의 이론과 맞닿아 있는 거죠. 경쟁이 벌어지면 자유시장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효율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하죠. 독점이 생기면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게 비판하는 논리인데요. 그런데 가격을 낮춰서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킨다는 게 테크 자이언트들을 옹호하는 논리입니다.

반면 공격하는 논리도 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반독점법 자체가 소비자 후생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 가치를 보호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반독점법을 보면 정치경제적인 법이지 순수한 법학의 영역은 아니라고 나와 있습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영세 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독점이 되면 정경유착을 낳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게 되죠. 미국 국민들이 역사적 경험이 있는 거죠. 미국은 독점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반발이 있습니다. 소비자 가격 좋아, 그런데 우리가 소비자면서 생산자인데, 지역 다 망하고 일자리 없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EU 경쟁법은 소비자 후생과 마찬가지로 경쟁을 통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추구하며 이를 통한 역내 통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핵심은 경쟁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구조도 중요하다, 시장의 통합을 목적으로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시카고 학파 같은 역사가 없기 때문에 EU에서는 이렇게 생각해 왔는데 구글이 들어와서 생태계를 망치니까 더 쉽게 테크 자이언트에 대해 공격을 할 수 있는 거죠. 경쟁자의 보호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보호와 산업의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미국과 EU의 문화적 차이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플랫폼의 생태계를 다 인정하지만 플랫폼은 하나의 운동장을 깔아 놓은 건데 심판이 선수로 뛰는 건 안 된다는 겁니다. 플랫폼의 의미를 심판으로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구글이 검색을 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그리곤 갑자기 구글 쇼핑을 만들어서 다른 검색 쇼핑몰과 경쟁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KT가 통신망을 다 깔아놓고 통신 사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KT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지만 다른 업체가 들어오면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경쟁이 안 되는 거죠. 이것은 뭔가 불공정하다는 겁니다.

플랫폼 업체들이 돈 될 만한 데 다 들어가고 있는 거에요. 구글이 알파벳을 만들었을 때 이런 것까지 검토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분할 명령이 내려지면 적당히 쪼개겠죠. 그래서 로비에 엄청나게 돈을 쓰고 있죠. 미국의 반독점법 역사를 보면 정치적인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우리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공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박도 있습니다. 데이터를 주고 있으니까요. 플랫폼 사업자가 들어와서 사업을 키워나갈 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데이터를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사실은 돈입니다. 옛날의 석유나 금 같은 역할을 합니다.

 

파이프 꽂고 독점 강화하는 시대

 

우리는 정보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독점 규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비난도 있고요. IT 기술 발전을 활용한 사업 모델은 이런 겁니다. 지역별로 나눠져서 각각 먹을거리가 있고 맛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우리 동네에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죠. 그런데 도로가 확장되면서 이제는 소문이 나면 다 거기로 가죠. 맛없는 것 먹어도 그 집 아저씨가 사업도 하고 그 집 아이들이 학교도 가고 했던 시대가 아닌 거죠. 극소수의 거대한 부자와 나머지는 보조금으로 사는 시대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경쟁이 안 되니까. 이제는 온라인과 소셜, 모바일이 확산되면서 쏠리기 시작합니다. 기술의 발달이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의 특징입니다.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파이프를 꽂아서 독점을 강화하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지역 시장도 무너졌어요. 과거에는 지역별로 분석도 하고 했는데 이제는 지역 시장을 나누는 게 의미가 없어졌죠. 기술의 발달로 시장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지역시장이 무너지게 됩니다. 온라인 시장에 지역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마존이 전 세계에서 상품을 팔고 있죠. 상품시장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상품들이 결합되면서 이것이 IT 상품인지 자동차가 기계인지 전자제품인지 구분이 잘 안가잖아요.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좋은데 이 기술이 정말 사람들이게 이롭게 쓰일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국의 테크 자이언트 공격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공격을 받을 때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독점금지법은 글로벌하게 공유하고 공조해서 많이 합니다.

상품도 마찬가지고, 자동차가 전자인지 기계인지 구분이 쉽지 않고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 거냐, 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롭게 사용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일반적인 음모론에 대한 오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공정성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나라 시스템이 불공정하다는 걸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 제도는 원고와 피고가 붙는 공정한 대결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돈 싸움입니다. 소송할 때 보면 자료를 내는데 한 트럭 분을 내면 읽어보고 반박을 할 수가 없죠. 계속해서 더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이론을 만들 수 있는데 상대방에게 돈이 없으면 게임이 안 되죠. 결국은 자본주의에서의 힘은 자본의 힘이죠. 제도는 공정해 보이는데 형식적 공정에 가깝죠. 왜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까. 돈을 줘서 도와줘야 하는데, 상상력이 필요하죠.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김상조 전 위원장이 추진했던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20년 전에 했던 것과 같아요. 분노할 줄 알고 의제를 끌어내는 것 좋은데 고치려면 사람을 이해해야 해요. 환경오염도 바뀌지가 않아요. 다 따로 놀아요. 미세먼지법도 만들어졌는데 집행은 누가 하나. 법은 국회에서 만들고 집행은 시와 도에서 하죠. 법 만들어놓고 관심이나 있겠어요? 욕만 하지. 공무원 욕만 하지 마시고, 이 사람들이 괴물이 아니에요. 감사 안 걸리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에요. 제일 좋은 건 일 안 하는 거에요. 그건 자연스럽게 작용하죠. 일을 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죠.

 

 

 

네이버 독점으로 구글 독점을 막을 수 있나

 

유럽에서의 전망이 어떻게 될까? 단순히 과징금에 그치게 될 것인지 과징금도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으나 과징금 내고 계속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유럽에서 규제가 강화된 것은 사람 문제다. 유럽위원회 안에 경쟁법을 다루는 위원이 있다. 전임자는 굉장히 이 문제를 부드럽게, 심각하게 안 다루고 구글과 타협하는 쪽을 가고 있었는데 몇 년 전에 새로 바뀐 분이 들어오면서 이 문제를 터프하게 다루기 시작했고 이 사람이 재선된다면 이 기조는 계속 갈 것 같다.”

 

미국이 트럼프가 어떻게든 플랫폼 기업에 손을 댄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손을 댈까?

“선거에서 중요한 아젠다로 작동할 것 같다. 다만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기업 분할이 실제 쉽지 않을 것이다. IT라서 다르다, 플랫폼이기 때문에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미국은 강제 분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으로 양극화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특히 미국에서는 테크 쪽에 어쨌거나 제재가 갈 거라고 본다.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적 상황은 좀 다르지 않나. 한국은 완벽한 독점이라기 보다는 아직은 구글에 맞서 네이버나 카카오가 맞서 한국 시장을 지키고 있는 느낌도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에 어떤 식으로 손을 댈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아래아 한글 때문에 워드를 막았다고 하지만, 사실 이게 보호무역이다. 안 쓸 수 있다면 안 쓸 거다. 보호무역의 핵심은 상대방이 들어올 때 막아서 우리 애들이 경쟁력을 갖고 바깥으로 나가거나 자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백화점만 해도 지방의 괜찮았던 백화점 망했다. 대구에서도 동아백화점이 신세계나 롯데백화점을 막고 있다가 무너졌다. 인터넷도 네이버가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시대에 국내 기업이냐 외국 기업이냐 따지는 것도 이상하고 이 정도 막았으면 해외로 나가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국내 기업이라는 이유로 다른 논리를 적용할 수는 없다. 아래아 한글은 사실 공기업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국민들에게 어떤 효용이 있나? 시장의 보호 문제는 어려운 문제다.”

 

미국과 유럽 상황은 좀 다른 것 같다. 유럽은 한국처럼 해외 사업자에 대한 자국 산업의 보호 차원일 수도 있지 않나.

“유럽은 정통 산업, 자동차나 기계가 강세다. IT가 갑자기 커지니까 대응할 시간이 없었다. 안에서 충분히 성장 할 때까지는 보호무역으로 막아야 한다, 이런 정서가 작동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유럽에는 구글이 없으니까. 막으려도 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플랫폼의 독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비자 후생을 높인다는 등의 논리에 맞서기가 쉽지 않다. 반독점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까.

“공정거래 사건 패소율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론적으로 정치하지 않더라도 저지를 수는 있는데 법원에서 안 받아준다. 법원은 이해관계 조절이나 해석 적용에 전문화된 조직이라 공정위가 자꾸 깨진다. 이거 시작한지가 10년 정도 됐는데 앞으로 더 그럴 것 같다. 독점을 문제 삼는 것 까지는 가능한데 세상의 질서를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요즘 반독점 문제가 노동 문제, 이를 테면 직업이 붕괴되고 경계가 무너지고 플랫폼 노동의 문제, 노동자인지 사업자인지 모르는 그런 문제들이 발생한다.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기 원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